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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기후행동 칼럼]기후위기의 시대, 미세플라스틱의 위협을 저지하라.

Date.2022-04-08 16: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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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기후행동 칼럼]​기후위기의 시대, 미세플라스틱의 위협을 저지하라.

김은정 ㈔소비자기후행동 상임대표

 

 2020년 12월 10일 대한민국 정부는 ‘2050 탄소 중립 비전’을 선언했다. ‘탄소중립’이란 화석연료 사용 등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불가피하게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산림·습지 등을 통해 흡수 또는 제거해서 실질적인 배출이 ‘0’이 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탈 플라스틱’ 사회로 진입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는 탈 플라스틱에 공감하고 함께 하기 위해 ‘소비자기후행동 칼럼’을 연재한다.

  지난한 코로나 사태는 인간이 추구해왔던 물질적 풍요와 사회적 편익을 위한 노력이 얼마나 보잘것없고 몰염치한 것인지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자타공인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고 여겨지는 대한민국은 생활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것에 있어서는 이미 초강대국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전화 한 통, 핸드폰에 깔린 앱을 통해 터치 몇 번이면 무엇이든 현관 앞에서 받아볼 수 있는 편리함, 그 편리함은 포장용 플라스틱을 바탕으로 만들어 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플라스틱류 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848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사용이 급증한 것도 한몫 했을 것이다. 이런 편리함을 누리고 있는 소비자들의 마음도 편치만은 않다. 거기에 해외 유력 매체에 프랑스 해안으로 밀려온 고래의 사체에서 800kg 이상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발견되었다거나 호주에서 발견된 고래 사체에서는 여행가방 50개 분량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보도 등이 계속되는 상황은 죄책감과 불편함을 갖기에 충분하다.

 

 세계자연기금(WWF)보고서에 의하면 1950년부터 2015년까지 인류가 생산한 플라스틱 총량은 약 83억톤. 이 중 75%인 63억 톤이 쓰레기로 버려졌고, 버려진 플라스틱 중 9%만이 재활용되고 있다. 버려진 플라스틱은 바다로 유입돼 해양쓰레기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해양생태계와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렇게 유입된 플라스틱은 마모와 풍화를 거쳐 잘게 쪼개져 미세플라스틱으로 잔류하여 2차적 피해를 만들어낸다. 그뿐 아니라 가정에서 배출된 하수를 통해 흘러나온 미세플라스틱 또한 하수처리장에서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채 해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UCNI)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해양 유입 미세플라스틱 원인은 1위 의류 세탁(미세섬유)이 35% 2위 타이어 마모 28% 3위 도시 먼지 24%의 순이라고 한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잘게 쪼개진 5mm이하의 미세플라스틱이 체내 흡수된 미세플라스틱의 독성과 관련된 세포벽 손상, 세대 간 전이, 뇌 발달 이상 유발 등의 위험성과 함께 대규모 탄소 순환에 관여하고 있는 해양미생물들을 위협하여 기후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고 있다.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시민사회에서도 대책과 해결 방안에 대한 생활의 실천과 정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소비자기후행동에서 진행한 ‘미세플라스틱 관련 정책 제안을 위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6% 이상이 미세플라스틱이 우리 삶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응답하였으며 95%는 이를 규제하거나 관리할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답하였다. 개인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세탁기에 미세플라스틱 저감장치를 설치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94%에 달하였다. 

 

 아이쿱생협과 (사)소비자기후행동은 그동안 기후위기에 대응코자 시민들과 함께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NO플라스틱 캠페인’을 진행해왔고 30만 명이 넘는 지지를 이끌어냈다. 대대적인 시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지난 12월에는 세탁기를 생산하는 주요 가전업체 16곳에 미세플라스틱 저감 장치 설치 계획을 공개질의하여 7개 업체의 긍정적인 답변을 얻기도 하였다. 또한 선거 기간엔 유력 대선 후보에게 미세플라스틱과 플라스틱 관련 정책에 대한 질의와 함께 정책 제안서를 전달하여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정의당의 정책 마련 의지를 확인하고 입법 협력이나 정책협약을 이뤄내기도 했다.

 

 미세플라스틱 오염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발걸음은 이미 시작되었다. 영국, 독일, 터키 등에서는 미세플라스틱 저감장치를 부착한 세탁기가 출시되었고 미세플라스틱 저감 의무 법안을 통과시킨 나라도 있다. 프랑스는 세탁기에 미세플라스틱 저감장치 부착 의무를, 캐나다는 5mm이하의 플라스틱을 유해물질로 지정하였다. 우리나라도 환경부와 식약처 등에서 세정제, 제거제, 세탁세제, 표백제, 섬유유연제 등 5개 품목에 대해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정도의 규제가 시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유해물질 지정이나 검사 기준, 규제와 지원 등의 법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문제는 플라스틱의 생산과 소비를 줄이지 않는다면 해결할 수 없다. 당장 사용을 금지할 수 없다면 생산과 소비를 줄일 단계적 계획을 세워야 하고 생산부터 소비와 폐기까지의 전과정을 관리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미세플라스틱 특별법이나 관련법의 개정을 통한 입법이 필요하고 규제와 함께 미세플라스틱 저감기술 연구개발 및 도입 지원, 혁신기업 지원 및 육성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플라스틱 대체품의 개발을 촉진하고 지자체를 중심으로 종이팩 등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의 순환을 위한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재활용, 재사용 포장재 개발과 확산, 이에 대한 시민 의식 향상을 위한 교육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코로나19와 함께 떠오른 기후위기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며 다른 나라의 사례를 기다리며 시간을 축내서는 안 된다. 실타래를 풀 듯 하나씩 차근차근 해결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동시다발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 식탁에 오르는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기사를 보면서 느끼는 시민들의 불안감과 죄책감을 부추겨 개인의 행동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정부는 분명하고 효과적인 제도를 마련하고 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사회의 기준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

 

※본 칼럼은 지난 3월 23일 아시아경제에 기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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